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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연금, 이혼 협의서에 '국민연금'이라고 적지 않으면 생기는 일

·돈아끼는 꿀벌하우스 편집팀
분할연금, 이혼 협의서에 '국민연금'이라고 적지 않으면 생기는 일

이혼하면서 재산은 다 나눴는데 국민연금만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분할연금은 재산분할과 별개로 청구해야 하고, 협의서에 적는 문구와 90일 신고기한에서 실제 금액이 갈립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정리했어요.

이혼하면서 집과 예금을 다 정리했어도 국민연금은 그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분할연금은 재산분할과 별개의 절차여서, 요건을 갖춘 사람이 국민연금공단에 따로 청구해야 지급됩니다. 요건은 네 가지이고 하나라도 빠지면 청구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금액이 실제로 갈리는 지점은 요건이 아니라, 이혼 서류에 국민연금을 어떻게 적었는지와 그 내용을 공단에 언제 신고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 조정조서에 "이 조정조서에 정한 사항 이외에 이혼과 관련된 위자료나 재산분할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청산조항이 들어 있더라도, 국민연금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으면 그 효력이 분할연금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두65088). 협의서를 아무리 촘촘하게 써도 '국민연금'이라는 네 글자가 없으면 법이 정한 원칙대로 처리됩니다. 유리하게도, 불리하게도 그렇습니다.

청구가 가능한 네 가지 조건

국민연금법 제64조 제1항이 정한 요건입니다. 순서가 아니라 동시에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요건내용자주 걸리는 지점
혼인기간 5년 이상배우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겹치는 혼인기간만 셉니다결혼생활 20년이어도 상대가 가입자였던 기간이 3년이면 대상이 아닙니다
이혼이혼의 효력이 발생했을 것별거나 사실상 파탄만으로는 요건이 되지 않습니다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자상대방이 연금을 받을 권리를 이미 가졌을 것상대가 아직 수급연령에 이르지 않았다면 그때까지 기다립니다
본인이 지급개시연령 도달출생연도별로 다릅니다60세로 알고 계신 분이 많지만 지금은 61-65세입니다

60세가 아닙니다, 출생연도를 보세요

분할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은 노령연금과 같은 표를 씁니다. 법 조문의 '60세'만 기억하고 계시면 실제 시기를 최대 5년 늦게 잡게 됩니다.

출생연도지급개시연령
1953-1956년생61세
1957-1960년생62세
1961-1964년생63세
1965-1968년생64세
1969년생 이후65세

자세한 요건과 연령표는 국민연금공단의 분할연금 안내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혼인기간에서 빠지는 기간이 따로 있습니다

혼인신고일부터 이혼신고일까지를 그대로 세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은 빼고 계산합니다. 다만 "우리는 10년 전부터 남남이었다"는 진술만으로는 빠지지 않습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이 인정하는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 민법에 따른 실종선고 기간
  • 주민등록법상 거주불명으로 등록된 기간
  • 당사자 사이의 합의 또는 재판으로 정해진 기간

세 번째를 쓰실 거라면 합의서에 부존재 기간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날짜로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오래 별거했다" 같은 서술은 기간을 특정하지 못해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협의서 문구: 인정되는 말과 인정되지 않는 말

2016년 12월 30일 이후 지급사유가 발생한 건은 당사자 협의나 법원 재판으로 분할비율을 따로 정할 수 있습니다(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정하지 않으면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눕니다. 그런데 공단이 인정하는 문구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구분예시결과
인정되는 문구"혼인기간에 해당하는 A의 노령연금 중 40%를 B에게 분할한다"분할비율 별도결정으로 처리됩니다
인정되는 문구"갑과 을은 서로의 국민연금을 나누지 않고 각자 수령한다"분할하지 않기로 한 결정으로 처리됩니다
인정되지 않는 문구"갑은 매월 20일 을의 계좌로 국민연금 30만원을 이체한다"연금은 매월 25일에 지급되므로 지급 원칙에 맞지 않습니다
인정되지 않는 문구혼인기간 밖의 연금액까지 나누기로 한 약정국민연금법에 따른 연금분할로 보지 않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국민연금' 또는 '노령연금', '분할연금'처럼 누가 읽어도 국민연금이라고 알 수 있는 용어를 쓸 것. 그리고 분할 대상이 혼인기간 중 가입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이라는 점을 벗어나지 않을 것.

협의서에 들어가야 할 네 가지

공단이 분할비율 별도결정으로 처리하려면 문서 자체에서 내용이 특정되어야 합니다. 협의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아래 네 가지를 문장 안에 넣어 두시면 뒤에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1. 분할 대상이 국민연금이라는 점. '연금'이라고만 적으면 퇴직연금이나 사적연금과 구분되지 않습니다.
  2. 분할 대상 기간이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는 점.
  3. 비율. 40%처럼 숫자로 적거나, 나누지 않기로 했다면 그 취지를 적습니다.
  4. 실질적 혼인관계 부존재 기간을 빼기로 했다면 그 기간의 시작일과 종료일.

반대로 지급 방법이나 날짜를 협의서에 적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법이 정한 대로 매월 25일에 그 달의 금액이 지급되므로, 당사자가 이체일이나 이체 방식을 정해 놓아도 공단은 그 방식으로 지급하지 않습니다.

내 몫이 얼마인지 미리 알기 어려운 이유

분할연금액은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액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이혼 당사자는 상대방의 가입기간이나 연금액을 조회할 권한이 없습니다. 협의 단계에서 금액을 정확히 계산하려는 시도가 잘 풀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협의서에는 금액이 아니라 비율을 적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비율로 적어 두면 나중에 실제 연금액이 확정될 때 그 비율대로 계산됩니다. 금액으로 못 박으면 상대의 연금액이 예상과 달랐을 때 조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가입기간 중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인지조차 애매한 경우에는 가까운 공단 지사에서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시는 편이 빠릅니다.

90일, 대부분 여기서 놓칩니다

협의나 재판으로 혼인기간 또는 분할비율을 정했다면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분할연금 지급 청구 또는 별도결정일부터 90일 이내에 국민연금공단에 신고해야 합니다. 별도결정일은 협의서를 작성한 날, 재판이 확정된 날을 말합니다. 신고한 비율은 별도결정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적용됩니다.

이 90일은 이혼 절차가 끝나고 가장 정신없는 시기와 겹칩니다. 변호사 선임 없이 협의이혼으로 정리한 경우에는 알려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이혼 서류를 마무리하는 날 공단 신고까지 같은 주 안에 처리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청구 기한은 두 개입니다

구분기산점기한
분할연금 청구요건을 모두 갖춘 날(지급사유 발생일)5년
분할연금 선청구이혼의 효력이 발생한 날3년
혼인기간·분할비율 신고별도결정일 또는 지급 청구일90일

선청구는 요건을 다 갖추기 전에 미리 청구해 두는 제도입니다. 선청구를 해도 실제 지급은 요건을 모두 충족해 수급권이 생긴 뒤에 시작됩니다. 이혼 시점에 전 배우자가 아직 연금을 받지 않는 경우, 수십 년 뒤 상대의 연락처를 찾아 헤매는 상황을 미리 막는 장치입니다.

5년 제척기간은 더 무겁습니다. 요건을 다 갖춘 날부터 5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몰랐다는 사정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알아 두면 계산이 달라지는 세 가지

첫째, 전 배우자가 어떤 사유로 감액된 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분할연금은 감액되기 전의 노령연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상대의 사정 때문에 내 몫이 줄지 않습니다.

둘째, 분할연금 수급권을 일단 취득하면 그 뒤에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하거나 정지되어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국민연금법 제65조 제1항). 권리를 확보한 시점이 중요합니다.

셋째, 부양가족연금액은 분할 대상에서 빠집니다. 전 배우자가 받는 연금 총액을 반으로 나눈 금액을 예상하셨다면 실제 금액은 그보다 적습니다.

넷째, 분할연금 수급권자에게 노령연금 수급권이 발생한 경우 국민연금법 제65조 제4항에 따라 두 연금액을 합산하여 지급합니다.

앞의 대법원 판단을 다시 보면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재산분할 절차에서 국민연금을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면 분할연금 수급권은 법이 정한 대로 이혼 배우자에게 돌아갑니다. 즉 협의서의 침묵은 포기가 아닙니다. 반대로 나누지 않기로 하려면 그 뜻을 적어야 합니다. 어느 쪽을 원하시든 문서에 국민연금을 언급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청구 방법

공단 지사 방문, 우편, 팩스, ARS, 인터넷(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또는 정부24), 모바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본 서류는 청구서, 신분증, 혼인관계증명서(상세), 본인 명의 예금계좌입니다. 혼인관계증명서는 일반이 아니라 상세로 발급받아야 혼인과 이혼 이력이 모두 나옵니다.

정리하면, 분할연금에서 돈을 잃는 경로는 두 가지입니다. 협의서에 국민연금을 안 적어서 의도와 다르게 처리되는 것, 그리고 기한을 넘겨 권리가 없어지는 것. 둘 다 이혼 절차 자체보다 훨씬 덜 알려져 있고, 둘 다 서류 한 장과 신고 한 번으로 갈립니다. 재산분할 협의를 하는 자리에서 국민연금 문구를 같이 넣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혼한 시점이 아니라 요건을 모두 갖춘 날이 기준입니다. 혼인기간 5년 이상, 이혼,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 수급권 취득, 본인의 지급개시연령 도달이 모두 충족된 날부터 5년 안에 청구하면 됩니다. 이혼한 지 오래되었어도 전 배우자가 최근에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면 아직 기한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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